이번 편은 생전 처음 간 CT촬영을 해본 후기에 대해 상세하게 기록해 보았습니다. CT촬영 시 얼마나 금식이 필요하고, 촬영 전에 어떤 준비들을 해야 하며, 비용은 얼마나 나오는지에 대해 강북삼성병원에서 직접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CT 촬영이 처음이신 분들이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첫 강북삼성병원 외래진료
건강 검진했던 토요일 당일, 운 좋게 강북삼성병원 진료를 보고 간 CT촬영 예약을 잡았습니다. 사실 이런 외래진료 예약은 진료랄 것이 없습니다. 소화기내과 교수님과도 딱 두 마디 정도 하셨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이러한 진료가 처음이라 의아했으나 추후에 병원을 다니면서 알고 보니 대부분의 외래진료가 상당히 짧고 허무하게 끝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형병원의 긴 CT 대기기간
사실 지금이야 CT를 총 5~6번 찍어봐서 별 것 아닌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CT가 뭔지도 몰랐습니다. 단지, 엑스레이랑 비슷한 거 아닐까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외래 진료 본 날짜는 9월 13일. 제일 빠른 CT예약일은 10월 3일 개천절이었습니다. 거의 한 달 후에야 CT를 찍을 수 있었습니다. 보통 이렇게 큰 병원인 경우에는 CT 찍는데 기본 한 달 정도 대기가 있다고 합니다. CT만 찍는 목적으로 병원 방문하시는 분들은 오히려 동네에 CT촬영이 가능한 작은 병원에서 찍는 것이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생애 첫 CT 촬영
(1) 큰 주삿바늘
10월 3일 CT촬영 당일이 되었습니다. 병원에서 말해준 대로 6시간 금식(물도 금식에 포함.)을 한 후 CT를 찍으러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촬영용 가운으로 옷을 갈아입고, 손등에 큰 바늘로 조영제 들어갈 정맥을 잡았습니다. 저는 원래 주사 같은 것을 크게 무서워하지 않는 편인데 이 CT 조영제가 들어가는 주삿바늘은 꽤 길고 컸습니다. 그리고 그때 그 간호사분이 했던 얘기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CT 처음 찍으세요? 처음이라 좀 긴장되실 수도 있는데, 몇 번 찍어보시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2) 앞으로 자주 찍게 될 CT
저는 그때 찍는 CT가 당연히 처음이자 마지막인 걸로 생각하고 찍었는데, 뭔가 간호사분이 저렇게 얘길 하니 찜찜한 느낌이었습니다. 결과론적으로 그 간호사분 말씀이 맞았습니다. 나는 약 6개월이 지난 현재 CT를 최소 5~6회는 찍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CT를 한번 찍는 환자는 거의 없을 것 같아 그런 말씀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CT 결과가 단순 혈관종 같은 양성종양이어도 통상적으로 3~6개월 단위로 추적 관찰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3) CT촬영 조영제 첫 경험
첫 CT촬영 때는 2,30분 정도 소요되었던 것 같습니다. 원통에 들어가서 들어갔다 나왔다 하고,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숨을 참았다가 들이마셨다가 내쉬었다가를 반복합니다. 그러다가 후반부에 드디어 "조영제"가 투입됩니다. 처음 맞아보는 조영제는 느낌이 정말 이상했습니다. 온몸에 갑자기 열이 확 돌고, 혈관을 통해 약품이 몸 곳곳에 퍼지면서 코에는 약간의 약품 냄새가 났습니다. 뭔가 드래곤볼 만화에서 초사이언이 된 느낌이랄까? 유쾌하진 않지만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CT촬영 결과와 MRI 촬영 권유
비용은 약 20만 원~25만 원 정도 나왔습니다. CT촬영 일주일 후 외래진료 날, 다시 강북 상성 병원 외래진료를 방문했습니다. CT 결과를 보신 교수님의 말씀은 다소 황당했습니다.
"영상학적으로는 뭔지 잘 모르겠는데요. MRI도 한번 찍어보셔야겠습니다."
한 달을 기다려서 찍고 나온 결과가 '잘 모르겠다.'였다. 이땐 정말 답답하고 황당했습니다.
"혈관종 성분이랑 같이 이것저것 섞여있는 것 같은데 정확한 결과는 MRI를 찍어봐야 합니다. 그때도 정확한 진단이 나오지 않으면 조직검사를 해봐야 될 수 있습니다."
'조직검사'라는 단어의 무게감
CT와 MRI와 다르게 조직검사라는 말은 당시 나에게 무게감이 달랐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때까지만 해도 '설마 조직검사까지 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보통 암의 경우 충분히 영상학적으로 진단이 가능하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암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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