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간 절제 수술 이후 첫 외래방문에서 간암을 진단받은 이야기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려보고자 합니다. 수술 전에는 암이 아닌 것으로 영상학적, 조직검사상 진단이 있었지만, 수술 후에 간암으로 확진받았습니다. 30대 초반이라는 이른 나이에 암 확진을 받았지만, 오히려 다행인 이유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충격적인 수술 후 간암 진단
간 절제 수술 후 한 달하고 보름이 지났습니다. 몸은 격한 운동을 제외한 약간의 달리기도 가능한 정도의 몸이 되었고, 자전거 타기를 하면서 몸 상태를 끌어올렸습니다. 수술이 1월 10일이었고, 수술 후 첫 CT를 2월 20일에, 수술 후 첫 외래진료를 2월 말에 받았습니다. 이때 수술 담당 의사였던 김기훈 교수님으로부터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습니다. 수술 후 떼어낸 간의 조직검사에서 악성의 변형이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악성의 변형은 곧 간암을 의미했습니다. 당시엔 너무도 충격적이었습니다. 33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그동안 건강을 자신했던 나 자신이 원망스러웠습니다.
간암은 간암인데, 간세포암은 아니다
수술을 해주신 외과 교수님으로부터 간암 확진 판정을 받고, 자세한 추가 진료는 종양내과에 협진을 의뢰해줄 테니 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님께 자세한 내용을 들어보라고 하셨습니다. 약 1시간 정도 대기 후에 바로 종양내과 진료를 볼 수 있었습니다. 긴장한 마음으로 들어간 진료실에서 유창훈 교수님께서는 뜻밖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진단명은 간암이 맞는데, 우리가 흔히 아는 간암은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일반적으로, 간세포암을 간암이라고 칭하는데, 간세포암이 아니라는 말씀이셨습니다.
심각하지 않은 희귀한 암, 악성 혈관근지방종(육종)
유창훈 교수님은 친절하고 아주 자세하게 제 진단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한글로는 악성 변형이 있는 혈관 쪽에 위치한 지방을 주성분으로 한 종양이라고 하여 혈관근지방종으로 부른다고 하셨습니다. 이러한 종양은 간과 같은 장기보다는 피부조직에 주로 발생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피부에 발생하는 육종과 비슷한 성분인데 그것이 간에 발생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보통 항암치료도 필요 없고,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경우도 거의 없어 주기적으로 CT, 혈액검사 등을 통해 재발이 되지 않는지만 잘 관찰하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오히려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길 천만다행이라고 하셨습니다.
간에 좋은 음식보다는 골고루 건강하게!
간암은 간암이지만, 술과 담배만 제외하고 가려야 하는 음식도 없고, 격한 운동도 전혀 상관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식이도 간에 좋은 음식이나 간에 안 좋은 음식을 따로 찾지 말고, 골고루 건강하게 먹는 것이 중요하며, 성분이 농축된 한약이나 진액, 민간요법은 간에 무리를 줄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20대 때 원 없이 마셨던 술을 끊으려니 조금 서운하긴 하지만, 제 가치관으로는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련 없이 끊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삶에 대해 더욱 감사하는 마음으로 건강하게 살고 싶어 졌습니다.
이전 편 : [15편] 수술 후 상처 셀프 드레싱 방법
처음부터 보기 : [1편] 충격적인 건강검진 결과(내 간에 7cm 혹이?)
'간암(희귀암) 투병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5편] 수술 후 상처 셀프 드레싱 방법 (0) | 2022.03.30 |
---|---|
[14편] 복강경 간 절제술 3일차 후기 및 4일차 퇴원(빨리 퇴원하는 법) (0) | 2022.03.29 |
[13편] 복강경 간 절제술 후 빨리 회복하는 법(2일차 후기) (0) | 2022.03.28 |
[12편] 서울아산병원 복강경 간 절제 수술 1일차 후기 (0) | 2022.03.26 |
[11편] 서울아산병원 복강경 간 절제 수술 당일 후기 (0) | 2022.03.25 |
댓글